국내 게임업계 대표 기업 넥슨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넥슨은 최장수 MMORPG ‘바람의나라’를 시작으로 흥행작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초기 게임시장을 선도했고, 상업적 성공에 이어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
역삼동 작은 사무실에서 출발한 넥슨은 이후 판교로 본사를 이전하며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했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FC 온라인 같은 성공적인 IP를 앞세워 국내외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한 넥슨은 이제 글로벌 시장과 새로운 플랫폼 확장을 통해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고 있다.
역삼에서 시작된 넥슨, 판교를 거쳐 글로벌로
1994년 12월, 16비트 컴퓨터가 보급되고 PC 통신이 연결되던 시절, 역삼동 작은 사무실에서 탄생한 넥슨은 1996년 첫 개발작이자 국내 첫 비디오 MMORPG 바람의나라를 선보였다.
바람의나라는 서비스 첫날 접속자가 단 한 명뿐이었지만, 점차 초고속인터넷망이 구축되고 PC방 문화가 자리 잡으며 이용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월 정액제에서 무료 서비스로 전환한 2005년에는 최고 동시 접속자 수가 13만 명에 달했으며, 2021년에는 누적 가입자 수 2천600만 명을 돌파했다.
이후 ‘어둠의전설’, ‘일랜시아’를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 온 넥슨은 ‘크레이지 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다채로운 게임을 선사했다.
2005년 판교로 본사를 이전한 넥슨은 게임 개발과 서비스 체계를 강화해 국내 선두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2008년에는 네오플 인수, 그리고 2011년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을 조달했다.
현재 넥슨은 장르와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 다변화 전략으로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까지 광범위한 권역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메이플, 던파, FC 온라인까지…‘3대장’ IP 파워로 국내외 제패
판교 시대를 연 넥슨은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던파), 피파온라인(현 FC 온라인)으로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2003년 출시된 메이플스토리는 귀여운 2D 그래픽과 접근성 높은 게임플레이로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다. 메이플스토리는 다양한 IP 확장을 통해 플레이의 경험뿐 아니라 음악, 웹툰, 굿즈, 팝업스토어 등 전방위적 영역에서 유저 접점을 강화해 ‘메이플라이프’에 대한 끊임없는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던파는 독특한 액션성과 글로벌 유저들과의 파티플레이를 내세워, 특히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최근 중국에 출시된 던파 모바일 역시 중국 이용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던파 프랜차이즈는 세계관 확장을 본격화하며 ‘퍼스트 버서커: 카잔’, ‘프로젝트 오버킬’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넥슨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RPG ‘프로젝트 DW’의 정식 명칭을 ‘던전앤파이터: 아라드’로 확정하며 ‘던전앤파이터 유니버스’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스포츠 게임 ‘FC 온라인(구 피파온라인)’은 넥슨이 스포츠 장르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2012년 피파온라인3를 시작으로 FC 온라인·모바일까지 서비스를 이어온 넥슨은 지난 10월 전 세계 유명 축구 선수들을 초빙해 축구 팬과 게임 이용자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강력한 IP들은 넥슨이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플랫폼·장르 다변화로 글로벌 정조준
넥슨은 PC와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콘솔 시장으로도 본격 진출하고 있다. 플랫폼과 장르의 확장은 넥슨의 글로벌 전략의 핵심이다. 기존 유저층의 만족도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유저층을 확보하려는 넥슨의 시도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플랫폼 다변화의 대표 사례로는 데이브 더 다이버와 퍼스트 디센던트가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PC 플랫폼에서 출시 이후 글로벌 히트를 기록하며 닌텐도 스위치 버전으로도 성공적인 확장을 이뤘다. 이 게임은 낚시와 심해 탐험, 레스토랑 운영이라는 독특한 요소를 결합해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전 세계 유저들에게 사랑받았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PC와 콘솔을 동시에 지원하는 크로스플레이 루트슈터 게임으로, 스팀 동시 접속자 30만 명에 육박하는 기록을 세우며 글로벌 유저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최근에는 시즌 2 출시 후 다시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넥슨의 글로벌 시장 확장 가능성을 증명했다.
장르 다변화에서도 넥슨은 적극적이다. 대표적으로 던파 IP를 활용한 카잔은 하드코어 액션 RPG로 개발 중이다. 이 작품은 기존의 횡스크롤 기반에서 벗어나, 깊이 있는 전투 시스템과 몰입감 있는 스토리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개발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FPS 게임 더 파이널스는 독창적인 환경 파괴와 팀 기반의 전투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 게임은 오픈 베타에서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으며, FPS 장르에서의 넥슨의 입지를 강화했다.
또한 마비노기 영웅전 IP 기반의 빈딕투스는 새로운 버전을 통해 현대적인 그래픽과 시스템으로 재해석되며 개발 중이다. 넥슨은 클래식 IP를 재해석함으로써 기존 팬들에게는 친숙함을, 신규 유저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30년간 사회공헌 활동으로 귀감이 된 넥슨
넥슨은 게임 개발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왔다.
2013년 설립된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국내 최초의 통합형 어린이 재활병원으로,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모든 어린이에게 양질의 재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 병원은 단순히 의료 서비스를 넘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지원도 넥슨 사회공헌 활동의 중요한 축이다. 2005년 시작된 ‘넥슨작은책방’ 프로젝트는 도서 및 문화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118개의 작은 도서관을 설립하여 독서 문화를 확산하고, 교육 격차 해소에 기여해 왔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책과 친숙해지고, 지식의 문을 여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청소년의 창의적 성장 지원을 위한 노력도 주목할 만하다. 넥슨은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를 개최하여 청소년들이 코딩과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갖고 실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대회는 IT 분야 인재 양성을 목표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과 미래 기술에 대한 흥미를 고취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문화재 복원과 환경 보호 등 지속 가능성을 위한 활동도 넥슨의 사회공헌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넥슨이 지원한 ‘보더리스(Borderless)’ 프로젝트는 고유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사라져가는 문화유산을 복원하고 재창조하는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넥슨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통 문화유산의 가치를 디지털 콘텐츠로 재탄생시켜, 현대인들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문화재를 보존하는 것을 넘어, 대중들이 쉽고 직관적으로 문화유산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
30년 동안 쌓아온 성공을 발판 삼아 넥슨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다수의 신작과 플랫폼 다변화를 통해 넥슨은 국내를 넘어 세계 게임 시장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또한, 사회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며 산업 내 모범적인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30년을 넘어, 넥슨은 앞으로의 30년 동안 또 어떤 혁신과 도전을 보여줄지 업계와 게이머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