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 주주들, 사우디 PIF 주도 550억 달러 매각안 최종 승인

정진성 기자     입력 : 2025/12/25 07:02   

일렉트로닉 아츠(이하 EA) 주주들이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펀드(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550억 달러(약 76조725억원) 규모로 회사를 매각하는 안을 최종 승인했다고 블룸버그가 25일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 시티에 본사를 둔 EA의 투자자들은 월요일 투표를 통해 주당 210달러(약 29만원)의 인수 제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거래는 게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비상장 전환(Take-private) 투자로 기록될 전망이다. 인수를 추진하는 컨소시엄은 사우디 PIF와 실버레이크 캐피털, 어피니티 파트너스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지난 9월 처음으로 인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인수 의사가 공개되기 전 주당 174.04달러(약 24만원) 수준이었던 EA 주가는 주주 승인 직전 203.79달러(약 28만원)로 마감하며 시장 기대감을 반영했다.

일렉트로닉 아츠가 사우디 PIF에 매각된다.

EA가 비상장사로 전환됨에 따라 상장사로서 받아온 분기별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게임 품질 향상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앤드류 윌슨 EA 최고경영자(CEO)는 인수 절차 완료 후에도 직을 유지할 예정이며, 회사의 창의적 자율성과 핵심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윌슨 CEO는 사내 메모를 통해 "우리의 사명과 가치, 플레이어에 대한 헌신은 변함없을 것"이라며 "창의적인 통제권과 플레이어 우선의 가치를 온전히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종 인수 절차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2026년 6월 30일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컨소시엄에 참여한 어피니티 파트너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에 의해 설립됐다는 점이 미국 내 승인 과정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사우디 PIF는 EA 지분의 93.4%를 직접 소유하게 되며, 파트너사 지분까지 고려할 경우 사실상 EA의 독점적 소유권을 확보하게 된다. 사우디 PIF는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인터랙티브 미디어 섹터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