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넘어 연기까지…컴투스 '제우스: 오만의 신', 배우 박지현이 빚은 '판도라'

정진성 기자     입력 : 2026/08/02 10:10   

컴투스가 올해 3분기 출시를 앞둔 대작 MMORPG '제우스: 오만의 신(이하 제우스)'에 배우 박지현을 핵심 인물로 기용하며 서사 전달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배우가 단순 홍보 모델이나 음성 더빙을 맡던 과거를 넘어, 직접 캐릭터의 표정과 감정선을 연기하며 작품의 몰입도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2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와 에이버튼은 준비 중인 신작 '제우스'에서 배우 박지현을 '판도라' 배역으로 선정했다. 단순한 외형 레퍼런스 제공에 그치지 않고, 페이셜 캡처 기술을 활용해 미세한 표정 변화와 감정 연기를 직접 캐릭터에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배우가 직접 해석한 인물의 감정선과 내적 변화를 MMORPG 긴 호흡 안에 담아내 스토리의 설득력을 높이는 장치로 활용하는 것이다.

배우 박지현이 연기하는 '판도라'.

'판도라'는 게임 내에서 이용자를 가장 먼저 맞이해 여정을 함께하고 세계의 비밀로 이끄는 핵심 인물이다. 최근 공개된 메이킹 영상에서 박지현은 "내가 판도라라면 어떤 마음이었을까를 계속 생각하며 연기했다"며 "촬영하며 표현한 표정과 감정이 그대로 담겨 판도라가 실제로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러한 컴투스의 시도는 최근 게임 산업 전반에 불고 있는 '배우 밀착형 캐릭터' 트렌드를 MMORPG 장르로 성공적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실제로 그동안 방대한 콘텐츠와 이용자 중심의 장기 서비스가 특징인 MMORPG에서는 특정 배우를 서사의 중심축으로 배치하고 세밀한 연기를 담아내는 시도가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반면 대형 콘솔 및 패키지 게임에서는 배우의 얼굴과 연기를 바탕으로 캐릭터를 구현하는 사례가 이미 주류로 자리 잡았다. 

코지마 프로덕션의 '데스 스트랜딩'은 노먼 리더스, 매즈 미켈슨 등 유명 배우들이 직접 연기하며 낯선 세계관에 현실감을 부여했고, CD프로젝트레드의 '사이버펑크 2077' 역시 키아누 리브스를 핵심 인물로 내세워 서사의 무게감을 더했다.

최근에는 세가 용과 같이 스튜디오의 '스트레인저 댄 헤븐'이 실존 배우와 아티스트들을 주요 인물로 대거 참여시키는 등 글로벌 게임사들의 배우 기용 트렌드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컴투스 '제우스'가 콘솔 대작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깊이 있는 배우 연기를 국내 MMORPG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