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을 둘러싼 전문가 논의가 13일 서울 종로구 HJ비즈니스센터 광화문점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게임을 규제 대상이 아닌 문화와 산업의 영역으로 다시 세우려는 법안의 큰 방향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과몰입 관련 규정과 본인확인제, 이용자 피해구제 체계 등은 입법 과정에서 더 정교하게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기조발제에 나선 황성기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 의장은 이번 전부개정안을 단순한 부분 수정이 아니라 향후 20년의 게임 정책 체계를 다시 짜는 작업으로 평가했다.
다만 온라인게임 경품 규제 완화나 불법 사설 서버 대응 등 일부 조항은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추가 조율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함께 나왔다.
이날 토론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제기된 문제는 ‘게임 과몰입’ 개념이었다.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장은 현행 제도와 논의 구조가 여전히 통제와 낙인 중심에 머물러 있다고 짚었다.
그는 "과몰입이라는 용어 자체가 법률상 범위와 기준이 충분히 정리되지 않았고, 게임 문화를 진흥하겠다는 법안 취지와도 완전히 맞물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과몰입 예방·치유 대신 균형 있는 게임 이용 지원 같은 표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게임을 무조건 줄이거나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보기보다, 실제 위험 지점과 이용 경험을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다.
본인확인제를 둘러싼 재설계 필요성도 도마에 올랐다. 이 소장은 연령 확인이나 실명 확인을 광범위하게 반복 적용하는 현재 구조가 과몰입 예방이나 이용자 보호에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근거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신 유료 결제수단 등록, 청소년이용불가 콘텐츠 접근, 현금성 거래와 같은 위험 지점에 인증을 집중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고 봤다. 즉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한 강도의 확인 절차를 요구하기보다, 사고 가능성이 높은 구간에 보호장치를 집중하자는 제안이다.
이용자 보호 체계의 실효성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이도경 청년재단 사무총장은 "현재의 확률형 아이템 중심 피해구제 체계만으로는 실제 게임 이용자가 겪는 분쟁을 충분히 다루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부당한 계정 정지, 환불 거부, 과도한 결제 유도 같은 사례가 이미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기존 확률형 아이템 피해구제센터를 게임 전반의 분쟁을 다루는 ‘게임 이용자 피해구제센터’로 확대·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문 인력의 직접 고용과 실질적인 조정·중재 기능 강화도 함께 제안됐다.
불법 프로그램과 사설 서버 대응을 둘러싼 시각차도 확인됐다. 황 의장은 핵 프로그램과 불법 사설 서버 규제를 강화한 개정안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필요하다면 이용자 처벌 가능성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도경 사무총장은 핵 대응에 대해서는 실효성 있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사설 서버는 영리 목적 상습 운영과 서비스 종료 게임을 비영리적으로 유지·향유하는 사례를 같은 선상에서 다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