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멘타가 개발 중인 서브컬처 오픈월드 액션 RPG 신작 '실버 팰리스'가 두 번째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인 '이분법 테스트'를 통해 한층 발전된 모습을 선보였다. 게임은 '원신' 성공 이후 다소 고착화된 서브컬처 오픈월드 시장에 '추리'라는 신선한 요소를 전면에 내세워 확고한 차별화를 꾀했다.
게임의 주 무대가 되는 빅토리아풍 도시 '실버니아'는 정교한 배경 디자인과 광원 효과로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특히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공연을 듣는 듯한 웅장하고 깊이 있는 배경음악이 더해져, 도시를 거니는 내내 시청각적인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메인 스토리를 전개하며 등장하는 컷신과 인게임 연출도 압도적이다. 디테일한 캐릭터들의 표정과 몸짓, 화려한 카메라 워크가 어우러져 마치 중세 시대의 잘 만들어진 연극이나 한 편의 뮤지컬을 감상하는 듯한 감각을 선사한다.
신데렐라를 모티브로 한 '애슐리'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연상케 하는 '그라티아' 등 고퀄리티 캐릭터 디자인은 시각적 만족도를 더욱 높인다. 특히 타 서브컬처 게임에서는 성능이나 외형의 한계로 주인공을 파티에서 배제하는 경우가 잦은 반면, 본작의 주인공인 '탐정'은 디자인 자체가 매우 매력적으로 구현돼 플레이 욕구를 강하게 자극한다.
이러한 입체적인 외형은 조연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루는 '개인 의뢰' 시스템과 맞물려 캐릭터의 서사적 매력을 한층 끌어올린다.
핵심 차별점인 추리 시스템은 대중성과 깊이를 동시에 영리하게 잡아냈다. 메인 스토리 내의 추리는 힌트를 적극적으로 제공해 서브컬처 이용자들이 막힘없이 즐길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대폭 낮췄다.
반면 심화 콘텐츠인 '기이 사건 추론'은 이용자의 단서 조합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다중 엔딩을 도입해 추리 본연의 묵직한 재미를 살려냈다.
전투와 탐험의 뼈대도 지난 테스트보다 한층 견고해졌다. 적의 공격을 튕겨내는 '패링'을 시작으로, 캐릭터를 교체하며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역동적인 동시 전투 시스템을 완성했다. 광활한 필드에서는 갈고리와 기계 말을 활용해 건물 지붕과 상공을 넘나들며 입체적이고 속도감 있게 도시를 누빌 수 있다.
도심 곳곳에 배치된 디테일과 생활형 콘텐츠는 세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요소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수행하며 일상을 즐길 수 있고, 거리를 빠르게 달릴 때 행인 NPC들이 화들짝 놀라며 반응하는 등 소소한 상호작용 장치들이 마련되어 오픈월드를 누비는 소소한 재미를 더했다.
다만 화려하게 구축된 오픈월드 이면의 전반적인 공허함은 여전히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훌륭한 시각적 완성도에 비해 필드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NPC의 수가 적고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부족해, 잘 만들어진 거대한 맵이 다소 비어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실버 팰리스는 추리와 탐험, 서브컬처 특유의 매력적인 캐릭터성이 서로의 흐름을 해치지 않고 절묘한 타협점을 찾은 웰메이드 신작이다. 남은 기간 오픈월드의 텅 빈 밀도를 채우는 데 집중한다면, 향후 정식 출시 시 글로벌 무대에서도 확고한 경쟁력을 뽐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